Friday, November 11, 2011

Cilea's "Adriana Lecouvreur"-Opera Orchestra New York

지난 6월 카우프만의 홈페이지에서 뉴욕에서 메트 오페라말고 또한번의 콘서트가 11월에 있다는 것을 알고서 작곡가고 작품이고 따지지 않고 바로 예매했던 공연을 화요일날 보고왔다. 상대는 안젤라 게오르규. 메트에서 해고되고서 뉴욕에서 보기 힘들어진 요즘시대 최고의 디바의 라이브 연주를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지난달에 이 오페라의 ROH의 공연(이때도 카우프만과 게오르규가 주연)을 영화관에서 보기도 했고, 무엇보다 요즘 학교에서 스승님과 공부 중인 작품이기도 해서 나름 의미가 깊은 공연이었다.

오페라를 무대배경, 의상 등이 완전히 갖추어진 것이 아니라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하는 것이라 3시간에 달하는 공연이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오페라 극장에서는 무대 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는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콘서트 형식으로 바뀌면서 무대위로 올라오니 전반적인 소리가 훨씬 명료하고 크게 들렸다.

*뉴욕타임즈에 올리온 이날 공연 사진. 2막 공연이 끝난 후 게오르규는 흰색 드레스로 갈아입고 나왔다. 정말 여신 분위기였음. 
(뉴욕타임즈 Cr: Karsten Moran)

특히 CD나 오페라 버젼에서는 묻어가는 특정 악기의 솔로 선율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처럼 들렸다. 첼로 솔로, 오보에 솔로, 바이올린 솔로등이 그 예이다. 이외에도 솔로 기능이 아니라 할지라도 반주 또는 큰 합주의 일환으로 악기들이 연주할 때도 개별 악기들의 소리가 생생히 살아서 들렸다. 우아하고 감미롭게 다가오는 아르페지오 음형의 하프 선율, 코믹 또는 스윗한 장면에 등장했던 글록켄슈필의 울림, 극적인 긴장감 및 클라이막틱한 효과를 불러오는 여러 타악기 음향등이 시각적으로 바로 보임과 동시에 훨씬 직접적으로 감지되었다. 더불어 다양한 악기가 한 화음을 낼 때는 조화의 밸런스는 유지한 채 각 악기의 음색이 블렌딩 되는 것 또한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비유를 하자면 마치 비빔밥을 먹는데, 각 재료가 어루러져 섞인 조화의 맛을 즐김과 동시에 각각의 시금치, 콩나물, 무생채, 고사리, 도라지, 김가루, 참기름, 달걀의 풍미가 개별적으로도 느껴지는 그런 것이었다. 오페라를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할 땐 완전히 연출된 오페라에서는 캐치하기 힘든 또다른 장점들(특히 오케스트라 사운드 관련)이 있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비록 무대장치도 없고, 의상도 연미복과 드레스를 입은 콘서트 형식이라 할지라도 성악가들은 다들 역할에 충실하게, 어마어마한 케미스트리를 뿜어내며 드라마적인 긴장감을 잘 이룩해내었다. 언제나 무대에서 맡은 캐릭터에 관한 진실된 해석을 보여주는 카우프만, 무슨 역할을 하든 자신감과 당당함이 넘치는 게오르규, 그외 조연진들(다소 우스꽝스러원던 수도원장, 듬직했던 미쇼네, 차가운 질투심으로 불타던 부와용 공작부인, 부산스러운 코믹함을 담당했던 코메디 프랑세즈 배우들 등) 누구하나 빠지는 사람없이 다들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어냈다.

이날 공연에 영감받아서 분석한 작품이 바로 "L'anmia ho stanca"(제 영혼은 지쳤습니다)이다. 스승님이랑 같이 분석해보니 대략 15마디정도밖에 안되는 짧은 곡이지만 어마어마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었음. 극중 마우리치오 백작이, 질투심과 미련으로 불타고 있는 예전 연인인 부와용 공작부인에게 부르는 노래이다. 이미 떠나간 사랑인데 날 더이상 힘들게 하지 말라는...어찌보면 냉정한 내용이지만 선율 자체는 너무나도 처량하고 구슬프게 들린다.

*절절함이 느껴지는 요나스 카우프만의 해석. 
마치 우는것처럼 들린다 (Youtube Cr: operalover9901)

L'anima ho stanca, e la metae lontana / 제 영혼은 지쳤고, 그대는 저 멀리만 있습니다

non aggiungete la rampogna vana / 저에게 부질없는 책망을 하지 마십시오.

All'ansia che m'accora / 많은 괴로움이 제 마음을 이미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Assai vi debbo / 당신께 많은 빚을 졌습니다.

ma se amor vanisce, / 비록 사랑이 사라진다 할지라도

mèmore affetto in cor mi fiorirà / 아름다운 기억들은 내 마음 속에 피어날 것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