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10, 2011

"Making Infinity" - 이우환 특별전 (구겐하임 미술관)

"Making Infinity"
이우환 특별전-9월 17일, 구겐하임 미술관

그동안 가볼려고 맘먹었던 이우환 특별전을 보러갔다. 토욜 오후는 무료라 그런지 미술관 문앞부터 길게 줄이 늘어져있었지만 한 10정도 기다리자 바로 입장. 구겐하임은 여태까지 뉴욕에서 본 전시 중 가장 좋았던 전시인 칸딘스키 특별전이 열렸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게 작년 1월인가 그랬으니 그때 이후 거의 1년 반만에 다시 가는게 된다.

구겐하임이 사실 미술관 건물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작품이다. 보통의 미술관들은 각 방들이 통로문을 통해 이어져 있는 반면 구겐하임은 나선형으로 한번에 쭉 이어진다. 특별히 계단을 오르내릴 일도 없고 공간에서 공간으로 움직인다는 "이동감"도 느껴지지 않느다. 그냥 선을 따라 쭉 걷다보면 다음 작품이 보이고, 그렇게 하다 어느새 1층에서 저 높은 꼭대기층까지 이르게 된다. 어떠한 단절도 없다. 이동하는 동안 하나의 시간이 선적으로 무한히 연장되고 확대되어 나아간다. 전시의 타이틀인 "Making Infinity"와 구겐하임의 공간구성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동영상의 0:24 경에 나오는 장면-돌의 무게로 밑에 깔린 유리를 깨어 갈라지는 선을 만드는 장면. 처음 봤을 때는 어떻게 무엇으로 저 형태의 유리선이 만들어졌을까 궁금했었다.

아래는 뉴욕타임즈에 실린 리뷰. 이 리뷰의 타이틀처럼 전시는 상당히 철학적이다. 마치 시각으로 표현된 철학 책의 한 챕터를 읽은 느낌이다. 사실 이 전시를 보는 동안, 작품 자체가 주는 비쥬얼적인 효과보다는 오히려 그 작품의 존재가 던지는 메세지 자체가 더 크게 다가왔다. 조그만 점이 모여 선이되고, 이 선은 다시 면을 이루고 그 면은 궁극에 주위 배경과 완전히 합일이 되어 사물과 배경의 구분조차 초월하게 된다. 선과 색은 미니멀리스트 계열답게 간단하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화두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존재함은 무엇인지? 눈에 보이는 현상(phenomenon as opposed to noumenon)은 과연 본질일까?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감상자에게 실존철학, 현상학에 관련된 의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었다.

http://www.nytimes.com/2011/06/24/arts/design/lee-ufan-marking-infinity-at-the-guggenheim-review.html?scp=1&sq=ufan%20lee&st=c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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