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4, 2014

드라마 "정도전"에 나온 시조, 이조년의 "다정가"

정도전 첫회에 나왔던, 공민왕이 이인임을 보고서 읊던 매운당(매화구름)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

이화(梨花) 월백(月白) 하고 은한(銀漢) 삼경(三更)
일지춘심(一枝春心) 자규(子規) 알랴마는
다정(多情) () 양하야 들어 하노라.

배꽃이 피어있는 달밤, 은하수가 흘러가는 삼경에
한가닥 가지에 피어나는 봄뜻을 소쩍새가 알라마는
정이 많음도 병인양 들어 하노라

읽기에 따라서는 주군을 향한 충성가일 수도, 정인에 대한 연심가일 수도 있겠다. 드라마상으로는 공민왕이 죽은 부인을 애도하는 와중에 나온것이라 후자이겠지만, 실제 저자인 이조년이 충혜왕의 폭정에 직언을 고하다 죽은 이후 배향공신으로 올려졌다는 것으로 보아 자신을 내친 군주에 대한 충정을 그리는 것으로도 해석할 있다.

이조년은 이인임의 조부라 한다. 참고로 이조년 형제들의 이름은 백년, 천년, 억년, 만년, 조년이었으며 모두 장원급제한 수제들이었다고 한다. 성품이 강직하고 시문에 뛰어났다고 하는데 다정가 한편만 전해진다니 아쉽다.

Wednesday, January 1, 2014

니나 슈템메-"살로메" 카네기홀 공연

2012년 5월 25일날 카네기홀에서 열렸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연주회. 니나 슈템메가 타이틀롤을 맡았으며 미국의 떠오르는 베이스-바리톤 에릭 오웬스가 세례 요한, 제인 헨셸이 헤로디아스 역을 맡았다. 당시 기억으로 2012년에 봤었던 여느 공연 중 가장 최고일 정도로 아주 퀄러티가 좋았었다. 사실 그날 무대에 섰던 주요 역들이 다들 쟁쟁한 사람들이기도 했었고...


오페라를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하면 무엇보다 오케스트라를 관찰하며 각 악기의 소리를 세밀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무대 위로 올라온 오케스트라 때문에 성악가들 소리가 가려질 때도 있지만, 바그너나 슈트라우스를 전문으로 하는 가수들은 원래 성량 자체가 크고 무대 카리스마가 넘쳐나기 때문에 그리 문제가 되진 않는다. 2016년에 슈템메가 메트에서 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부를 예정이란다. 그쯤해서 뉴욕이든, 캘리포니아든 어디에 있든 간에 반드시 보러 와야지.

신간-말라볼리아가의 사람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이탈리아 사실주의(verismo) 문학 및 오페라를 공부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작가가 지오반니 베르가이다. 베리즈모 오페라의 대표격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시골 기사)의 원작자이기도한데, 이번에 베르가의 대표작인 "말라볼리아가의 사람들"이 번역되서 출간되었다는 소식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제약(신분 및 상황) 및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정해진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는, 다소 우울한 내용이다. 말라볼리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사실주의 경향의 작품들이 다들 즐겁게 낭만적으로만은 읽을 수 없는 내용들이긴 하다...

아무튼, 그동안 베리즈모 오페라 관련한 논문에서 줄창 등장하던 베르가의 작품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니 한번 읽어보고픈 마음이 생긴다. 책 소개 및 서평 링크.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54623193#tab_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