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24, 2012

김환기 회고전-못봐서 아쉬운 전시회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김환기 회고전. 한국에 있었으면 꼭 가서 봤을 전시회라 무척 안타깝다. 그의 작품이 옥션 시장에서 탑을 달린다는 사실은 제쳐두고라도, 김화백은 그림의 내용을 실현하는 방법, 즉 "텍스트"보단 그 텍스트를 실현하는 "방법"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달, 항아리, 꽃, 인물 등 (동양적인 대상을 그리는) 다른 작가들의 그림에도 흔히 등장하는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치하고, 색채를 불어넣고, 입체적인 디멘션이 느껴지는 텍스쳐를 입히는 방식에 있어 김화백만의 독특함이 느껴진다. 특히 따뜻한 듯 하면서 손에 잡힐듯한 질감이 느껴지는 텍스쳐는 달, 항아리 등의 일상적인 소재가 더 친근히 다가오며 마치 우리가 보고있는 것을 만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김환기, "항아리와 매화" (1954)

그림속에 보여지는 대상, 즉 텍스트도 시각적으로 아름답지만, 그 텍스트를 실현하는 김화백만의 방식은 시각적 차원을 너머 촉각적 경험을 하게끔 이끈다. 작년에 뉴욕의 구겐하임에서 열렸던 이우환 전시회에서 봤던 작품들은 시각을 넘어 공간과 현상학(phenomenology), 실존 철학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던 반면, 김환기의 작품 중 특히 한국적인 정물을 소재로 하는 그의 작품은 친근함, 감촉, 따스함, 온기 등의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   

갈 수 없어서 정말 아쉽다.
  
이번 전시에 대한 기사 중 가장 잘 쓴 것으로 보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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